2009년 6월 27일

Nordwand(2008)






무척이나 더운 주말이었다. 매번 무더운 여름이면 생각나는 책이 존 크라카구어의 "희박한 공기 속으로(into the thin air)이다. 오래전 대학시절, 한 여름 도서관에서 등줄기에 식은 땀을 흘리면서 주인공의 초모랑마(에베레스트) 하산길의 사투를 뚝딱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영하 40~50라는 추위를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동안은 머리속은 서늘하게 얼어갔었다.



오늘, 에어콘을 틀까 말까 고민하는 와중에 "Nordwand(북벽, 북쪽 사면)"라는 독일 영화를 봤다. 1930년대 알프스의 아이거 북벽(nordwand, 영어로는 north face)을 통해 정상에 도전하는 산악인들의 악전고투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연신 땀을 흘리면서도 심장은 얼음을 안은 것 마냥 차갑고 머리속은 서늘하기만 하였다.


알파니즘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알파니즘이라는 단어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산까지 도달하고 부상당한 산악인을 만나면 정상에 오를 수 있음에도 포기하고 마지막으로는 동료를 위해서 자신의 자일을 끊어버리는 담담함.
산을 안 탄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자 긴 한숨과 함께 아주 좋은 피서를 다녀와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한참동안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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