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31일

기억나는 음식




음식을 접할 때 요리사의 상상력에 감탄할 때가 있다. 음식맛은 기본이고 시각, 질감, 맥락 등 다양한 요소를 수없이 시험해 본 뒤 나 온 결과물을 접할 때이다.

오늘 먹은 중국 코스 요리의 마지막은 꿀로 넣고 찐 배였다. 약간은 느끼하고 부담스러운 속을 확실하게 풀어주는 후식이다. 배의 부드럽지만 아삭한 질감이 잘 살아있었고 달달하단 느낌의 단 맛, 살짝 입으로 불어 먹을 정도의 뜨거움이 훌륭하게 어우러진 음식이다.

앞선 비싼 재료의 음식보다 오히려 배라는 식품의 풍미를 새롭게 느낄수 있어 감탄을 하게 만든 요리였다.

2009년 12월 25일

공사 중인 광화문 스케이트장


공사중인 공화문 스케이트장, 많은 사람이 또 인테리어 오가 돈 지랄한다고 욕하지만 난 똥도 제대로 못싸고 일하는 서울 시민들에게 레저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케이트장을 지나가며 가족과 한 번 와바야지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 여가와 가정을 일보다 우선순위로 두는 첫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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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6일

일요일 오전

일요일 오전, 오래간만에 한가하게 책을 손에 쥐었다. 책은 경희대 도정일 교수의 시장전체주의와 문명의 야만이다.
20세기 말에 쓴글 임에도 불구하고 10년이 지난지금에도 그의 날카로운 비판은 머리를 시원하게 해준다. 이책에는 시장민능주의에 맞서는 뚝심좋은 인문학자의 뚝심을 느낄수 있는 책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시장주의 이데올로그들에게. 깊숙이 똥침을 날린다.

저자는 왜 문학인가? 인테넷과 하이퍼 테크놀로지의 시대에 문학-통합적 상상력이 필요한지 이야기한다. 모든 사람이 앞만보고 뛰어가고 과거와 전통을 내동둥이칠때 문학은 과거를 되살리고 통합적 세계관으로 세상에 보이는것만이 전부가 아니며 한때 인간이 가졌던 신화, 낙원에 대한 믿음을 부활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인문학이 존재하는 목적은 세상이 미친듯이 한곳으로 달려갈때아니라고 말하고 스스로의 오류를 바로잡기위함이다. 스스로 사유하는 힘이 없는 지식은 원자폭탄을 만든 것과 같이 도구적 지식,기술에 불과할뿐이라고 말한다.

도정일교수의 지적처럼 한국사회는 그동안의 오류를 갱신하는 것이 아니라 과오를 성공이라고 여기며 사람 목숨이 똥값인 세상으로 더욱 맹렬히 달려가고 있다. 돈 안되는 인문학은 더욱 위기에 처했고 한국 사회는 이제 한국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기억하는 힘. 상상하는 힘.이성의 힘이 없는 사회는 결국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 독재 권력이라는. 잔체주의는 사라졋지만 시장전체주의가 한국 사회를 잠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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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3일

빈스 빈스

출장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린 삼청동 빈스빈스. 겨울 씨즌 메뉴로 스트로베리 와플을 선보였다. 약간 pricy 하지만 우충충했던 날씨를 날려준 달콤한 맛 그리고 재즈. ^^ 나의 첫 아이폰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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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5일

기억력

뇌에서 기억을 저장하는 공간은 토끼 똥만한 사이즈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중요한 사실들을 자동으로 잊게 된다. 처음에는 사실이라 부를 만한 것들을 그리고 다음에는 경험을 잊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감정을 잊는다.(전혀 비과학적인 나의 망각 패턴이다.)

하지만 문득 살아가다 자신의 감정을 투사했던 대상과 물건, 사물과 만나게 되면 갑자기 사실과 기억이 돌아올 때가 있다. 현실에 찌들어 살아가는 나에게는 젊은 날에 견지했던 태도와 생각은 죽은 뒤에나 존재할 것 같았다. 오늘 10년만에 아끼던 물건을 발견하고 잠시 토끼가 똥 살 정도의 시간 동안 젊었던 한 시절이 기억이 났다.

2009년 9월 18일

고민하는 힘(강상중, 사계절)


고민하는 힘(강상중, 사계절)

대학원 시절 많은 것을 배웠던 선생님께서 자신의 스승은 막스 베버라고 연구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베버의 저작을 뒤적이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 적이 있다. 그 뒤로 시간이 나면 천천히 베버의 저작을 탐독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의 저자도 베버를 자신의 지표로 삼고 있었다.(참고로, 시간은 만들어야만 책을 읽을 수가 있다.)

강상중은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로 차별을 겪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다. 그 역시 흔들리던 청춘 시절 막스 베버와 나쓰메 소세키를 만나며 그 들의 삶과 저작에서 "고민하는" 것이 바로 "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고민"을 즐기며 인생을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으로 부터 도피를 꿈꾸는 것에 비하여 그는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하고 발전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사람들과 깊게 관계맺으려 하지 않고 정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인생에 별 다른 고민 없이 삶을 미끄러지듯이 사는 것은 의미가 없는 삶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조언대로 내 삶을 돌이켜보면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시기는 연애에 푹빠져있던 시기와 사회 첫 발을 내딛던 시기이다. 매 순간 사랑의 불확실성에 흔들렸고, 사회 초년병 시기에는 탈출과 적응을 사이를 수없이 왕복했다. 하지만, 어느정도 삶에 대한 열정이 탈색된 지금, 그 시기를 돌이켜 보면, 이상하게도 불행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당시에 더 많이 고민해서 연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했어야 하고 사회 생활을 업그레이드 했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든다. 어느 정도 유들 유들해져서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 사는 지금에는 고민한다는 것이 엄청난 집중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고민하는 것 조차 쉽지가 않다. 고민한다는 것이 끝까지 한가지를 물고 밀어붙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잠시 생각하다가 불안에 빠져서 술을 찾는 것이 나의 고민 패턴이다. 요즘 나는 사는 것보다 생각하는 것이 더 어렵다. 나도 저자처럼 베버와 소세키를 읽으며 다시 그로기 상태인 나를 링 저편으로 밀어보내야 할 것 같다.

2009년 9월 16일

거꾸로 달리는 미국(유재현, 그린비)


거꾸로 달리는 미국(유재현, 그린비)

저자는 로스엔젤레스에서 북진을 시작으로 미국을 "고도리" 방향으로 한 바퀴 돌며 미국 역사상의 주요한 지역에 대한 역사와 현재 진행되는 사건에 대한 느낌으로 한장 한장 페이지를 채워 나간다. 시애틀을 향해 가며 쌀이 미국에 뿌리내린 역사를 그리고 다시 노예제도 폐지이후 허울 좋은 노동이민으로 흑인을 대체한 중국, 일본, 한국의 이주사를 이야기 한다. 디트로이트에서는 페허가 다운타운을 지나며 포드를 그리고 노동운동을 이야기 한다.

저자는 깊은 애정을 가지고 미국을 보려한다고 했으나 여행은 마치 제국의 몰락을 확인하는 여정처럼 보인다. 저자가 방문하는 도시 어느 곳에나 희망은 보이지 않으며 원주민과 흑인 등을 착취한 잔혹한 역사만이 존재할 뿐이다. 미국의 멸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증거로 가득 찬 책이겠으나, 지역과 소재를 반복해서 변주되는 주제는 지루하기만 하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 이런 말을 쓴다. "적에 대한 애정" 이는 좋던 싫던 간에 미국만을 보며 살아온 한국인의 애증을 표현하는 글이다. 미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고 여행을 했다고 하지만 폭넓은 시각으로 미국의 다양한 측면을 조망하지 못한다. 여행지를 따라 슬픈 역사를 반복할 뿐이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여행이 끝나며 허망하게 덮게 된다.

Ps. 이 책은 한겨레21의 09년 여름 휴가 도서 리스트에 포함되었는데, 다른 책에 비하여 한 참 모자란 책이다.

2009년 9월 15일

고뇌의 원근법(서경식, 돌베게)


(띠지때문에 책의 표지가 가려져 너무나 아쉽다.)

"예술적 역량이란 원래 무엇인가. 그것은 기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실을 직시하고 그것을 독창적인 수법으로 그려내는 인간적인 역략이다. 고야나 피가소의 예를 들지않더라도 근대의 진정으로 위대한 예술가들은 이러한 역량을 발휘했다."

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아름다움"에만 집작하는 한국 현대 미술 흐름을 꼬집는다.
저자의 말대로 어느 순간 미술은 교회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종교처럼 미술관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박제품이 되가고 있다. 혹 미술관에 가더라도 조용히 "작품"을 감상할 뿐이지, "작품"을 통해서 세상을 엿보거나 강렬한 감정의 상승을 경험하기는 어렵다. 간혹 88원세대, 사오정세대, 또는 극심한 경쟁에 찌든 2009년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불안을 그린 작품은 있지만 그 시각을 끝까지 밀어부치는 강결한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이는 좋은 설치 작품은 많이 봤지만, 회화에서는 이상스레 좋은 작품을 보지 못한 개인적인 경험임)

이 책은 2009년의 서울과는 달리, 시대와 끝까지 불화하며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동안을 살아가거나 혹은 죽임을 당한 화가들의 이야기이다. 원시적인 색채로 인물을 강렬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한 에밀 놀테는 나치당원임에도 불구하고 퇴폐미술가로 낙인 찍혀 덴마크 국경에 숨어서 풍경속으로 숨어들어야만 했다. 1차 세계대전의 잔혹함과 전쟁을 둘러싼 체제를 풍자적으로 그린 오토 딕스 또한 그림이 불태워지고 50의 나이에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야만 했다. 유대인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시대를 응시했던 펠릭스 누스바움은 아우슈비츠에서 아내와 같이 죽임을 당했다. 서경식은 이 세 화가의 삶과 그림을 중심으로 (전쟁과 폭력의 시대를 응시한 화가들의)"고뇌의 원근법"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은 어찌본다면 서경식의유럽 미술관 순례기 정도 쯤으로 해둘 수 도 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코스로 찾는 루브르를 찾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1937년 7월 나치 정권이 개최한 퇴폐미술전에 주목하고 무엇이 권력을 가진 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시대와 불화하게 하는지 이야기 한다. 어느 자동차의 광고처럼 무조건 이뻐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서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미의식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알게된 많은 작가들, 그들을 통해서 어렵기만한 현대 미술을 향해
한걸음이나마 다가간 듯 해서 뿌듯한 글읽기 였다.


Ps. 저자는 한국이 세계 흐름의 주변부에서 "변두리"로 살아가며 여전히 분단과 이산이라는 현실을 살아가는 한국의 미의식은 언젠가 그 한계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결국 마침표를 찍지 못한 근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을 응시해야 하는지 말해준다.



<에밀 놀테, 최후의 만찬>

<오토 딕스, 댄서 아니타 베르버의 초상>

<펠릭스 누스바움, 유대인 증명서를 쥔 자화상>


2009년 8월 27일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제목에서 풍기는 출판사의 마케팅 냄새와는 달리 책 내용은 괜찮다.
서두에서는 스피치의 이론적 부분을 다루어서 지루한 측면이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의 경험과 그리고 "진심을 다해 말하라" 저자의 간단명료한 원칙이 어우러져 좋은 말하기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아마도 말잘하는 비법(마치, 서울대 입학 비법이 존재하는 것처럼)을 기대하는 것처럼 이 책을 펼쳤다면 많이 실망할 것이다. 이 책은 기본에 충실한 책이기 때문이다. 빌딩올려서 서울대 입학이 어렵듯이 서울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충실히 공부에 전념해야 한다.

저자는 말하는 비법중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진심을 담아서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을 하라"고 강조한다. 서툴고 더듬거리며 진심을 담아서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때로는 TV 드라마에서 나올 것 같은 닭살 돋는 멘트보다 더 잘 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과 더불어 저자는 작은 TIP을 전달한다. 발성연습, 스몰토크로 시작하기, 잘 들어야 한다, 열린질문을 해라, 어찌 보면 쉬운 원칙들이지만 실제 삶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들을 이야기한다. 각 장마다 세심하게 결론으로 행동 지침을 요약해 놓아서, 면접이나 프리젠테이션 같은 중요한 말하기 때 마다 가볍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놨다.

쌓이는 월급봉투와 같이 직장생활이 늘어갈 때,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기술은 의사소통능력이란 것을 절감할 때가 많다. 쉽게 처리할 일도 전화상 주고 받은 말로 인해 어그러지고 오해와 편견을 낳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말하기는 곤란한 말을 하는 경우다.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직장 등에서 잘잘못을 따져가며 말다툼을 하는 경우 등이 가장 곤혹스럽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객곽적 관찰 사실을 말한다.
2.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잘 짚어 말한다.
3. 자신의 욕구나 필요을 이야기 한다.
4. 그 필요를 바탕으로 부탁과 요청을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곤란한 말을 할 때 감정을 다스려 가면서 위의 4가지 순서를 지켜가며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침작하게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며 내 진심을 예의바르게 전하기...저자의 핵심 원칙이고 곤란한 말하기를 비롯한 모든 말하기의 기본 원칙이다.

2009년 8월 24일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조지 레이코프)


진보는 보수를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진보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시민을 설득하지만, 보수는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으로 시민을 선동하기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지 레이코프는 진보의 이러한 논리적 우월감을 확실하게 박살내버린다. 프레임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은 공염불이고 유권자는 결코 이성적으로 투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입증한다.

조지 레이코프는 진보(민주당, 자유주의자)들이 "Tax Relief(세금구제)"와 같은 보수주의자(공화당, 기독교 우파)들의 단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등 프레임 싸움에서 졌기 때문에 유권자의 외면을 받았다고 말한다.(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감세는 세금구제가 아니라 세금도독질(Tax Stealing)이라 불러야 마땅하다. 부유층이 내야 할 세금을 안 내는 것은 중산층 이하 시민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이는 바로 도독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단어 (낙태, 동성결혼, 의료보험, 세금감면 등)을 다시 정의하고 진보만의 프레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진보가 아무리 사실에 기반하여 이성적으로 설득한다고 하더라도 명백한 사실조차 거부하게 만드는 프레임의 힘앞에서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조지 레이코프의 주장은 간결하다. "프레임을 재구성해라, 그리고 자신이 믿는 가치를 반복해서 말하라" 이 단순한 명제는 우파의 "잃어버린 10년", "진보무능론" 등의 주장 앞에 맥없이 무너지는 한국의 진보에게 추구해야 할 길을 제시한다. 진보는 국민과 언론탓을 그만하고 분열된 진보진영을 커다란 핵심 가치로 재결합시키고 돈과 자원을 모아서 정책 R&D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진보의 핵심 가치-형평성, 평등, 윤리성 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조지 레이코프의 명제가 진보도 보수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의식을 조작하여 사실을 외면하게 만들고 주입된 프레임에 맞게 행동하게 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또 지나치게 프레임(언어)에만 방점을 찍어 모든 것이(사실조차!) 프레임 앞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레이코프의 주장은 지난 10년 동안의 실패에 대하여 언어인지학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처럼 (이 말을 듣는 순간 코끼리를 생각하게 되는) 인간의 언어 사용 특성을 감안한다면 그의 명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2009년 8월 14일

내가 숨쉬는 자유-선택

우연히 홍기선 감독의 "선택"을 보게 되었다.

몇 년전 처음 개봉했을 때, 봐야지 봐야지 말만 되뇌였는데 오늘에야 보게 되었다. 밀린 숙제를 한 기분이서 한편으로는 시원한 기분이었으나 또 한편으로는 영화속 우리네 과거와 실화인 주인공의 삶이 혼란스러운 감정에 빠져들게 했다.

이미 주인공인 세계 최장기수로써 혹독한 고초를 겪은 김선명옹의 삶은 많은 책과 잡지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영화 역시 저예산 독립영화이다 보니 거칠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여 정신없이 영화에 빠져드는 것을 방해했다.(물론, 그 부분이 감독의 의도일수도 있으나)

하지만 실화가 가진 힘과 주인공의 강렬한 눈빛에 시간이 가는지도 모른 채 영화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흥분되고 혼란스러워 잠을 이를 수 없을 정도로 영화가 가진 힘은 대단했다.(그래서 새벽 2시에 블로깅을 하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던 사실은 얼마전까지 그리고 세상의 어느 곳에서는 여전히 내뱉기 어려운 단어인 자유와 양심을 내가 숨쉬는 소중한 공기처럼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숨을 쉴수 없는 고통이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것처럼 영화속 불편한 우리의 과거는 내가 누리는 이 자유와 양심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 역시...

가장 불편했던 점은 여전히 양심에 따른 행동이 제약되고 있다는 점. 정부는 여전히 국민의 편이 아니라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숨쉴 권리가 있듯이 양심에 따라 행동할 권리를 보장받고 쟁취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점이었다.

한 시인이 말한 것처럼 왜 자유에는 피냄새가 섞여 있고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매섭게 외치는 영화이다.

2009년 8월 10일

HOW TO MAKE SMART DECISIONS

나이를 먹어가고, 관계가 넓어질수록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스스로의 확신은 감소하고 쉽게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장고 끝의 악수 둔다"는 속담처럼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쉽다.

HOW TO MAKE SMART DECISIONS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방법
By: Rick Warren

Success: In the workplace, we all strive for success. There are many so-called formulas for achieving it, but essentially, success is a matter of making wise choices. As F. W. Boreham has said, "We make our decisions and then they make us." That is why every decision has an element of risk to it. We cannot always predict the outcome. Are you dealing with any difficult decisions these days? Try following these eight steps for decision-making from the Bible’s Old Testament book of Proverbs:

STEP 1: PRAY FOR GUIDANCE (Principle of Inspiration): Start by asking God to help you see His perspective on the problem. Intuition is often wrong. "A man is foolish to trust only himself. But those who use GOD'S WISDOM are safe” (Proverbs 28:26).

STEP 2: GET THE FACTS! (Principle of Information): Do not make decisions out of ignorance. First, find out as much relevant information as you can. "Every prudent man acts out of knowledge” (Proverbs 13:16). “How stupid to decide before knowing the facts” (Proverbs 18:13). “Get the facts at any price..." (Proverbs 23:23).

STEP 3: ASK FOR ADVICE (Principle of Consultation): If possible, talk to someone who has already taken a similar risk. It is wise to learn from experience – but it is even wiser to learn from the experiences of others! That way you do not have to learn everything the hard way. “Get good advice and you will succeed” (Proverbs 20:18). “The intelligent man is always open to new ideas – In fact, he looks for them” (Proverbs 18:15).

STEP 4: SET YOUR GOAL (Principle of Selection): Be sure you understand the reason and purpose for the decision you're about to make. You cannot chase two rabbits at the same time. “An intelligent person AIMS at wise actions, but a fool starts off in many directions” (Proverbs 17:24).

STEP 5: COUNT THE COST (Principle of Evaluation): This is called a calculated risk. Ask yourself (1) Is it necessary? (2) What will it cost... in terms of time, energy, and money? (3) Is it worth it? “It is a trap to dedicate something rashly, and only later to consider your vows” (Proverbs 20:25).

STEP 6: PLAN FOR PROBLEMS (Principle of Preparation): Remember Murphy's Law (“if something can go wrong, it will”) – and remember that Murphy was an optimist! Do not ignore problems – they will not ignore you. So be prepared. “Don't go charging into battle without a plan” (Proverbs 20: 18). “A sensible man watches for problems and prepared to meet them. The fool never looks ahead and suffers the consequences” (Proverbs 22:3).

STEP 7: FACE YOUR FEARS (Principle of Confrontation): Fear is not a sign of weakness – it is a sign of your humanity. Courage is not the absence of fear, but rather it is moving ahead in spite of your fears. “Fear of man is a dangerous trap, but to trust in God means safety” (Proverbs 29:25).

STEP 8: MAKE THE DECISION – GO FOR IT! (Principle of Initiation): This is the point at which you must stop talking and start acting. You must begin. “Commit to the Lord whatever you do and your plans will succeed” (Proverbs 16:3).

Adapted from a column by Dr. Rick Warren, the author of numerous books, including the highly acclaimed, The Purpose-Drive Life, which has been translated into many languages and sold throughout the world. It affirms the importance of having a carefully considered, clearly expressed purpose to guide everyday life.

2009년 8월 7일

안철수의 책을 읽는 방법

안철수씨가 젊은 세대에게 하는 충구중 책을 읽은 방법은 아무 생각 없이 내 귀에 들어오는 책만을 읽는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정치적 성향에서 만에 안드는 모습을 보이면 아예 통으로 읽지도 않아 버리는 나의 독서 습관을 돌아보게 한다.

- 좋은 책읽기 습관은 사색하며 책을 읽는 것이다. 책 내용을 자신의 경험이나 현재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해보고 다른 책과도 비교해보거나 연관지어보는 등, 나름대로의 해석 과정을 거쳐서 책에 담긴 지식도 내재화하고 사고의 폭도 넓혀야 한다.

-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담아놓은 그릇이다.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은 여러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저자가 모든 것을 다루기 어렵고, 완벽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편협하지 않게 다양한 책을 읽으며 융통성과 함께 열린 사고를 기릴 필요가 있다.

2009년 8월 4일

안철수가 말하는 팀워크의 요소

이번 여름 휴가는 다양한 책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로 가장 잘 선택했다고 자부하는 것이 안철수의 책이다. 자신이 깊은 사색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얻은 지식들을 아낌없이 공유하고 뒤의 사람들이 자신을 뛰어넘기를 바라는 마음이 행간 곳곳에서 느껴진다. 저자의 교훈중 팀워크에 관한 것은 나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것 같아 옮겨본다.

팀워크의 요소
1.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열린 생각
2.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
3. 커뮤니케이션 능력-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도도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
4. 후배 양성 능력 : 업무에서 알게 된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을 구체하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는 능력
5. 리더십-솔선수범과 신뢰 관계를 통해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능력

나는 이중 몇가지나 가지고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2009년 8월 3일

안철수의 삶의 원칙

여름 휴가중 뭔가 도움이 되는 책을 읽을까 하고 가져온 책이 안철수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김영사, 2004)이다. 5년전의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현재 한국의 상황과 나의 개인적인 삶에 길을 안내하는 좋은 책이다. 특히나 저자가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자신이 쓴 글과 원칙에 따라 살았기 때문에 더욱 울림이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중 저자가 자신의 삶의 원칙과 남을 대할 때의 원칙은 두고 두고 새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간단하게 포스팅...(저작권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_-;)

자신과의 원칙

1.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2.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3.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4.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며 외부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5. 항상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며 조그만 성공에 만족하지 않으며 방심을 경계한다.
6.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7. 천 마디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값지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의 원칙

1. 나이와 성별, 학벌 등으로 차별을 두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다.
2.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3. '너는 누구보다 못하다'는 식으로 다른 사람끼리 비교하지 않는다.
4. 다른 사람을 나 자신이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지 않는다.
5. 내 스타일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판단의 기준

1. 원칙을 지킨다.
2. 본질에 충실한다.
3.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

각 원칙에 대한 설득력있는 저자의 논거는 책을 사서 읽으시길..돈이 아깝지 않는 책중 하나임!

2009년 7월 31일

구글 Adsense 트위터 시작

구글코리아가 애드센스와 관련하여 트위터를 시작했습니다.

http://twitter.com/AdSenseKorea

답변을 듣기 어렵기로 소문난 구글에서 소통 채널을 만들었으니, 다행입니다.
(물론 한국인들의 급한 성격도 한 몪하지만,,,)

Ps. 오늘(금)까지 블로그 포스팅 이벤트에 참여하면 선물을 준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2009년 7월 30일

광고이지만, 상투적이지만, 그래도 좋다!



단순한 광고라는 것을 알고 있다. 상투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자꾸 또 보고 또 보게 된다. 인생은 비루한 일상의 반복이고 우리는 지쳤다. 그래서 불가능을 가능케하고 희망을 주고 편견과 상식에 맛서는 콘텐츠에는 피가 쏠리기 마련이다. 그것이 설령 광고라고 할지라도...

배경음악은 파헬벨의 캐논 D장조...오래간만에 들어 본다.

2009년 7월 29일

프레임 전쟁


"자유시장은 공정하다. 가난은 개인의 책임이다."

"자유시장은 환상이다. 가난은 국가의 책임이다."

"이라크 전쟁이다. 끝까지 싸워서 이겨야 한다."

"이라크 점령이다. 미루지 말고 철수해야 한다.

이 두 주장중 어떠한 것이 보수이고 진보인 것을 구별하는 것은 쉽다. 왜냐하면 각각의 주장은 자신들의 가치를 명백하고 쉬운 언어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 레이코프의 "프레임 전쟁"은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을 비교하여 왜 진보가 보수에게 제대로 맞서지 못했는가를 진단한다. 그리고 진보가 취해야 할 입장과 전략을 제시한다.

이 책은 진보가 제시하는 가치와 방향이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왜 선거때마다 국민들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투표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해답을 제시한다. 그것은 국민들이 보수적으로 변하거나 보수가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그것은 진보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진보는 자신들이 주장만 반복할 뿐 보수가 "자유", "평등" 과 같은 기본적인 가치를 재정의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보수는 치밀하고 일관된 프레임을 제시하여 자신들의 핵심가치를 국민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였기 때문에 국민들을 설득하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극단적인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시간과 영역에서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이중개념주의자들이다. 즉 부동산문제에서는 토지공개념을 주장하는 사람도 자기 자식의 교육문제에서는 극단적 자유시장주의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적인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이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가치, 인간적 유대, 진실성,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을 보라)

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재정의하고 프레임을 재구성해야만 한다. 보수언론 탓을 한다거나, "이성"이라는 합리주의에만 빠져서는 안된다. 진보는 감정이입책임감이라는 근본적인 가치에 기반하여 보호, 삶의 성취, 자유, 기회, 공정성, 평등, 번영, 공동체의 개념을 사용하여 프레임을 재구성해야만 한다. 예를 들자면 세금은 국민을 착취하고 이익을 빼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고 공동체를 번영시키기위한 경제적 등가물이란 프레임을 국민에게 전달해야 하는 것이다.(실제로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은 부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은 세금에 알레르기적 반응을 보인다. 세금을 내야 할 부자가 세금을 내지 않으면 결국 그것은 국민에게서 이익을 착취하는 것이다.)

이 책은 위와 같은 관점에서 시장주의, 이라크 전쟁 등과 같은 이슈를 진보주의적 프레임으로 재구성하고 상대방의 프레임을 분석한다. 또한 프레임을 통한 논증의 기술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이 새겨 들어야 할 부분은 국민들에게 보수주의자들 처럼 뻔뻔하게 자신들의 핵심가치를 일관되게 전달하는 것이다. 중도, 부동층을 위하여 물도 술도 아닌 구호를 외치는 것은 결국 프레임 전쟁에서 지는 것이고 이는 결국 보수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더 이상 집토끼 산토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2009년 7월 21일

나를 부르는 숲


"나를 부르는 숲"은 한 중년의 아저씨가 고분분투하며 미국의 아팔레치안 트레일(조지아에서 메인에 이르는 2,100마일의 종주 트레일) 을 트레킹하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책은 (일반적인) 아팔래치안 트레일에 관한 정보가 듬뿍 담겨있는 것도 아니고 중년 남성이 모든 역경을 딛고 2,100마일을 종주하는 감독적인 인간 승리의 이야기도 아니다. 중년의 아저씨라기보다는 중년 아줌마에 가까운 저자의 수다(무척이나 유쾌한)가 잔뜩 들어있다.

트레킹중 꼭 느끼게 되는 배낭의 무개 문제(왜 배낭은 한 걸음 걸을 때 마다 무게가 증가하는가?) 그리고 유순한 평범한 중년의 "곰"에 대한 불안감(트레킹 중에 곰을 만날 확률은? 어떤 곰인가? 대응책은? 곰이란 녀석의 성격은?)이 잔뜩 들어있다. 또한 친구의 삶이나 트레일의 역사를 통해서는 미국인의 삶에 대해 짧지만 깊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책은 아팔레치안 트레일에 대한 책이지만 모든 여행에 관한 책이 그렇듯이 결국은 자기 자신 그리고 삶에 대한 책이다. 급격하게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트레킹을 걷는 것처럼 한발 한발 조금씩 자신을 성숙시키고 변화시키는 이 수다스러운 중년 아저시의 트레킹기는 그래서 많은 즐거움과 사색을 제공한다.

2009년 7월 9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안경환 이임사.

이임사

친애하는 국가인권위원회 동료 여러분, 인권을 지고의 가치로 신봉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제 4대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원장에서 물러나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2년 8개월 남짓 전인 2006년 10월 30일, 바로 이 자리에서 저는 어떠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제게 주어진 3년의 법정임기를 채우겠다는 결의를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앞당겨 떠나게 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이 보장한 임기 만료일을 기다리지 못하고 앞서 물러나기로 결심한 사유는 지난 6월 30일,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간략하게 밝혔습니다. 되풀이하여 말씀드리건대 새 정부의 출범 이래 발생한 일련의 불행한 사태에 대한 강한 책임을 통감함과 동시에, 정부의 지원 아래 새로 취임할 후임자로 하여금 그동안 심각하게 손상된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인권의 위상을 회복하고 인권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할 전기를 마련해 드리고 싶은 강렬한 소망과 충정 때문입니다.

당초 취임의 변에서 말씀드렸고, 기회 있을 때마다 되풀이하여 강조했듯이 저는 인권이란 이념적 좌도 우도 아니고, 정치적 진보도 보수도 아닌, 그야말로 모든 사람이 일용할 양식인 인류보편의 가치라 는 믿음을 안고 살았습니다. 이 평범한 소신을 국가인권기구의 수장으로 지켜야 할 가장 으뜸가는 업무수칙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으며, 위원회와 '긴장어린 동반자'의 관계인 시민사회와도 일정한 거리를 둘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모든 언론에 대해서 동일한 기준과 성의로 자료제공과 홍보활동을 할 것을 독려하고, 제 스스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 러나 이러한 저의 소신과 노력은 극단적인 분리와 대립이 항다반사가 되어버린 세태 아래 빛을 잃었습니다. 이념적 지향이나, 정치적 입장을 떠나,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존중받는 일상의 인권을 신장하기 위해 쏟은 노력은 정권교체기의 혼탁한 정치기류에 막혀 걸음을 내딛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설치근거나 법적 업무와 권한에 대한 성의 있는 이해를 애써 외면하는 듯한 몰상식한 비판, 무시, 편견, 왜곡의 늪 속에서 갈무리할 수 없는 분노와 좌절을 겪은 사람이 저 혼자만이 아닙니다.

자 리에서 물러나면서 재직 중에 얻고 쌓은 자신의 소회를 속속들이 드러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고, 당분간 할 수 있는 것은 침묵뿐'이라는 금언도 익히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연히 먼 장래를 기약하면서 홀로 가슴 속에 담아두기에는 너무나도 간절한 소망이 있기에 감히 몇 마디 당부와 호소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가 자부하듯이 한동안 우리나라는 아주 짧은 기간에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한 경이로운 나라로 국제사회의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국 민의 일상을 짓누르는 군사독재의 질곡을 벗어던지고 대다수 국민이 일상적 자유의 공기를 만끽하는 나라로 발전했습니다. 사회의 발전에 따라 인권의 외연이 크게 확대되었고, 다양한 세계관과 삶의 행태가 공존하는 관용의 사회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성취는 많은 후발 국가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나 많은 나라의 시샘과 부러움을 사던 자랑스러운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근래에 들어와서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부끄러운 나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지난 해 7월, 고국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내뱉다시피 던진 충격적인 고백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국제사회에 나가보니 내가 한국 사람인 것이 부끄러웠다."는 유엔 수장의 솔직한 고백이 곧바로 국제인권지도에 기록된 우리나라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서글픈 현실을 수치스럽게 받아들이는 정부 관료나 국민의 숫자도 많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수치스럽기도 합니다.

아 직도 우리의 인권의식은 과거에 자행되던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인 위해와 같은 노골적인 인권유린의 악몽의 포로가 되어, 진정한 선진사회를 향한 전향적인 발돋움을 위해 먼저 갖추어야 할 의식의 선진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권의 고귀한 가치는 정권의 교체나 연장에 따라 달라질 수 없을 것입니다. 정권의 교체는 국민의 선택입니다. 그러나 결코 국민은 인권의 탄압이나 후퇴를 선택할 리 없습니다. 앞선 정권의 실정의 유산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수반된 필연적인 변화로부터 구분해내지 못하면 때대로 시대착오적인 반인권정책의 유혹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선진사회'를 기치로 내걸고 압도적인 국민의 지지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1년 반이 지난 이날까지 그 장점이 만개하지 않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장으로서 느낀 소감은 적어도 인권에 관한 한, 이 정부는 의제와 의지가 부족하고, 소통의 자세나 노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1월, 신정부의 정식 출범에 앞서 5년의 재임기간 동안 이명박대통령이 추진할 국정과제의 청사진을 입안했던 대통령 직 인수위원회는 '과도하게 높아진' 인권위원회의 위상을 '바로잡기' 위해 법적으로 독립기관인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여 국내인권옹호자들의 반발은 물론 국제사회의 엄중한 경고를 받아야 했습니다.

2001년에 설립된 기관이기에 인권위원회는 이른바 '좌파정부'의 유산이라는 단세포적인 정치논리의 포로가 된 나머지, 1993년 유엔총회의 결의에 부응하여 설립된 기구라는 것, 권고결의 당시에 국가인권기구를 보유한 유엔위원국이 5,6개국에 불과했으나 15년이 지난 오늘에 120개국으로 급증한 사실을 감안하면, 그 누가 대통령에 선출되었더라도 필연적으로 탄생했을 기관이라는 사실은 추호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국제인권의 추세에 둔감한 정부이기에 지난 3월 말에는 '효율적인 운영'이라는 미명 아래 적정한 절차 없이 유엔결의가 채택한 독립성의 원칙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기구의 축소를 감행함으로써 또다시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 내에서도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과 국제사회의 흐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고위공직자들조차도, 위원회를 특정목표로 삼은 명백한 보복적인 탄압에 침묵하고 심지어는 불의에 앞장서는 안타까운 현실에 실로 깊은 비애와 모멸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내 나라, 내 정부에 대해서 불만이 깊더라도 국제사회에서는 내 나라, 내 정부의 입장을 최대한 옹호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임을 믿는 저이지만 그간 빚어진 실로 수치스럽기 짝이 없는 일들을 국세사회에서 변론할 자신과 면목이 없습니다. '청구인 국가인권위원장. 피청구인 대통령'이라는 법적 형식을 취한 권한쟁의심판의 청구를 헌법재판소에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입장이 다를수록 요구되는 정부기관 간의 대화와 소통의 부재가 빚어낸 비극이기도 합니다. 지난 20년간, 한국의 민주화를 제도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칭송을 받고 있는 헌법재판소는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이 사안을 심사숙고하여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믿습니다.

국제적 기준에 따라 설립된 국가인권위원회의 소임은 한 사안에서 나라 전체의 균형을 잡는 데 있지 않습니다. 국가권력의 남용과 부주의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일, 그것이 인권위원회의 본연의 소임입니다. 모든 국가기관을 대리하여, 약자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에 대해 고언을 제공하는 일, 그것이 국가인권위원회의 본질적인 임무입니다. 강 자와 다수자에게 생길지 모르는 약간의 불편을 무릅쓰고라도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함으로써 사회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민주국가. 인권국가, 법치국가의 본령입니다. 힘없는 자의 분노를 위무하고, 가난한 사람의 한숨과 눈물을 담아내는 일에 인색한 정부는 올바른 정부가 아닙니다. 흔히 소수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다수자의 인권이 더욱 중요하다고들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불평은 인권의 본질에 대한 성찰의 부족에서 유래한다고 생각합니다. 인 권은 다수결이 아닙니다. 사회의 모든 기재가 다수자와 강자의 관점과 이해를 옹호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이 인간세상의 자연적 속성이기에 인권의 본질은 강자의 횡포로부터 약자를 보호함으로써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는 데 있는 것입니다.

언론에도 고언을 드립니다. '무관의 제왕'이라는 전래의 별칭이 상징하듯이 민주사회에서 언론의 권능은 실로 막강합니다. 그러기에 언론이 짊어져야할 책임 또한 무겁습니다. 다수의 독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대언론의 경우는 더욱더 그러합니다. 인권위원회의 생명이 업무의 독립성에 있듯이, 언론의 생명은 정확한 사실의 보도에 있다는 것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특정 언론사의 정치적 입장이나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서도 보도는 정확한 사실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은 언론의 기본양식이자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입니다. 이른바 '북한인권'이나 '촛불집회' 사건의 예에서 보듯이 국가위원회의 법적 권능에 대한 무지, 오해, 사실왜곡과 같은 부끄러운 언론행태는 불식되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가인권위원회 동료 여러분, 인간의 존엄을 숭상하는 국민여러분, 이제 저는 물러납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치적 배경과 철학이 다른 두 분의 대통령의 재직 중에 국제적 관심이 집중된 독립기관의 장의 직을 수행한 행운은 여느 대한민국 국민이 누리지 못한 특권과 축복이었습니다. 다만, 단 한 차례도 이명박대통령께 업무보고를 드리지 못하고 자리를 떠난 무능한 인권위원장으로 역사에 남게 된 것은 제 개인의 불운과 치욕으로 삭이겠습니다. 그러나 다시는 이러한 비상식적인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존경하는 이명박대통령께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유엔총회가 결의를 통해 채택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과 운영의 원칙을 존중하고 국제사회의 우려에 경청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후임자는 정부와 국민의 존중과 사랑을 받아, 지난 8년간 위원회가 범한 약간의 시행착오를 극복하는 한편, 그동안 이룩한 찬란한 업적을 발전적으로 승계하기 바랍니다.

흔들리지 않는 신뢰와 사랑으로 저를 지켜주었던 동료들께 감사를 드리고, 위원회의 독립성을 유린하면서 강행한 정부의 폭거로 인해 창졸간에 빅장을 잃게 된 동료직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 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인권의 길에는 종착역이 없다는 사실을. 또한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정권을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우리들 가슴 깊은 곳에 높은 이상의 불씨를 간직하면서 의연하게 걸어갑시다. 외롭지만 떳떳한 인권의 길을. 오늘 우리를 괴롭히는 이 분노와 아픔은 보다 밝은 내일을 위한 작은 시련에 불과하다는 믿음을 다집시다. 제각기 가슴에 품은 작은 칼을 벼리고 벼리면서, 창천을 향해 맘껏 검무를 펼칠 대명천지 그날을 기다립시다.

모두에게 건강하고도 화목한 가정의 축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7월 8일
제 4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안 경 환


2009년 6월 27일

Nordwand(2008)






무척이나 더운 주말이었다. 매번 무더운 여름이면 생각나는 책이 존 크라카구어의 "희박한 공기 속으로(into the thin air)이다. 오래전 대학시절, 한 여름 도서관에서 등줄기에 식은 땀을 흘리면서 주인공의 초모랑마(에베레스트) 하산길의 사투를 뚝딱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영하 40~50라는 추위를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동안은 머리속은 서늘하게 얼어갔었다.



오늘, 에어콘을 틀까 말까 고민하는 와중에 "Nordwand(북벽, 북쪽 사면)"라는 독일 영화를 봤다. 1930년대 알프스의 아이거 북벽(nordwand, 영어로는 north face)을 통해 정상에 도전하는 산악인들의 악전고투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연신 땀을 흘리면서도 심장은 얼음을 안은 것 마냥 차갑고 머리속은 서늘하기만 하였다.


알파니즘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알파니즘이라는 단어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산까지 도달하고 부상당한 산악인을 만나면 정상에 오를 수 있음에도 포기하고 마지막으로는 동료를 위해서 자신의 자일을 끊어버리는 담담함.
산을 안 탄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자 긴 한숨과 함께 아주 좋은 피서를 다녀와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한참동안 남아있었다.

2009년 6월 23일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 시인이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던 시작방법론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안시인의 해박한 지식과 적절한 예"詩"로 인하여 글쓰기 특히 시작과 관련하여 큰 도움이 된다.

간단하게 목차만 소개한다면,

1. 한 줄을 쓰기 전에 백 줄을 읽어라(술/연애/시집-소리로 세상 일기)
2. 재능을 믿지 말고 자신의 열정을 믿어라(타고난 시인은 없다/몰입의 기술)
3. 시마와 동숙할 준비를 하라(똥하고 친해져야 한다)
4. 익숙하고 편안 것들과는 결별하라(상투성의 구물/세계와의 불화/동심론)
5. '무엇'을 쓰려고 하지 마라(본 것/가까운 것/작은 것/하찮은 것/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6. 지독히 짝사랑하는 시인을 구하라(필사의 즐거움/사랑하면 길이 보인다)
7. 부처와 예수와 부모와 아내를 죽여라(시가 서있어야 할 자리/시인이 서 있어야 할 자리/사랑의 표현)
8. 빈둥거리고 어슬렁거리고 게을러져라(발효와 숙성/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시간)
9. 감정을 쏟아 붇지 말고 감정을 묘사하라(함축인가/비유인가/고백-감상-현학/묘사의 힘)
10. 제발 삼겹살 좀 뒤집어라(묘사는 관찰로부터/대상과의 거리두기)
11. 체험을 재구성해라(시적 허구/화자의 뒤에 숨은 시인)
12. 관념적인 한자어를 척결하라(일상어와 시어/진부한 말이 진부한 생각을 만든다)
13. 형용사를 멀리 하고 동사를 가까이 하라(한심한 언어/동사의 역동성과 종결어미 변화)
14. 제목은 시쓰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음식점 간판과 음식의 맛/암시하되 언뜻 비치게)
15. 행과 연을 매우 특별하게 모셔라(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문장의 빛깔과 무늬/행갈이의 힘)
16. 창조를 위해 모방하는 법부터 익혀라(통변의 기술/모방할 줄 모르는 바보)
17. 시 한 편에 이야기 하나를 앉혀라(서정과 서서의 결합/시에 숨어 있는 기승전결)
18.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진정성이냐 기술이냐/온몬의 시학)
19. 단순하고 엉뚱한 상상력으로 놀아라(비유의 덧칠/소를 들어올린 꽃)
20. 없는 것을 발명하지 말고 있는 것을 발견하라(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들/현상의 이면을 보는 눈)
21. 퇴고를 끊임없이 즐거라(참담한 기쁨을 느낄 때까지)
22. 시를 쓰지 말고 시적인 것을 써라(새로운 언어, 인식, 감동/시애틀 추장의 연설/시의 네 가지 높은 경지)
23. 개념적인 언어를 해체하라(상상력을 풀무질하는 시인/시적 상상력과 창의성)
24. 경이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라(시인으로서의 고뇌/몇 가지 시작법)
25. 시를 완성했거든 시로부터 떠나라(시를 간섭하지 않는 시인/침묵도 말이다)

인데, 시작 뿐만이 아니라 글을 쓸 때, 또는 사직을 찍을 때와 같이 영감과 예술성을 필요로 하는 모든 작업에서 되새길만한 글들이다.

2009년 6월 15일

관용어의 형성에 관하여...

우리 어무니께서는 사람을 외모로 많이 판단하신다. 많이 판단하신다는 말은 즉, 외모보고 한 마디 하신다는 말이다.(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다만 말을 않을 뿐이지...)

"저 사람은 손을 보니, 고집이 셀 것 같다." 거나, "눈매가 날까롭고 입 주위가 좁은 것이 가깝게 둘 사람이 아니다." 라는 등 뭐 그냥 들으나 마나 대충 주어를 들으면 그 다음 서술어를 알 수 있는 말들인 것이다.

요즘 살아가다가 가끔 뒤통수 맞거나 내 실수를 보지 못하고 남 탓을 해야 할 때, 어무니의 격언이 떠오른다.

"그래, 그 놈은 역시 오래 둘 놈이 아니었어..."

자신을 돌아보고 허물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은 관용어를 통해서 위안 내지는 구원(?)을 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일단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원인을 분석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요론 관용어는 다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속에서 다시 힘을 얻고 생명력을 얻게 된다.

"내가 말이지,,,,손톱이 둥그런 사람이란 일을 해본 적이 있는데....그 사람이 그렇더라고..."

요즘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말을 하게 되는 나를 보며 섬듯 놀라게 된다.

소시적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남탓을 하며 말이다..

2009년 6월 10일

국가와 시장


국가와 시장(수잔 스트레인지, 푸른길)



이 책은 매우 우화적으로 시작한다.


폭풍우가 몰아지는 밤에 강풍에 휘말린 배가 난파된다. 승객과 승무원들은 혼란속에서 각각 구명정에 올라 탈출하게 된다.

첫 번째 구명정은 선장과 선원들이 많이 승선하였고, 두 번째 구명정에는 수학 여행을 온 한 무리의 젊은 학생들이 많이 승선하였다. 마지막 구명정에는 엄마, 아이, 장년, 나이든 가족들이 많이 승선하였다.

다행히도 이 세척의 구명적은 가까운 섬까지 도달할 수 있었으나, 강풍으로 인하여 광대한 섬의 각각의 다른 곳에 뿔뿔이 헤어져서 구조를 기다리게 된다. 선장과 선원으로 구성된 무리는 처음의 혼란스러움을 선장의 지시와 이에 대한 구성원의 복종으로 극복한다. 각자의 건강상태와 재능에 따라서 음식 모으기, 거주기 만들기, 방책 세우기 등을 수행하였다.

젊은 학생들의 무리는 긴 토론의 통해서 각자의 능력을 인정하는 공동체, 공동 의사 결정 구조를 만들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그럭 저럭 굴러갔으나, 누가 더 가치 있는 일을 했으며 힘들고 더러운 일은 누가 해야 하는가로 마찰이 생기곤 했다.

마지막 가족으로 구성된 팀은 아이와 노인이 많은 팀으로 이들은 구명정의 못을 통해서 서비스와 노동을 거래하였다. 다 같이 5개 가량의 못을 분배하고 그 것으로 아이를 돌보는 노인에게 대가로 지급하고, 그 노인은 그 못을 음식으로 바꾸고 또 다른 서비스로 교환하는 것이다.


이 세 집단이 섬에 다른 사회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안보를 중시하는 집단은 다른 팀에 사절을 보내서 자신들의 규칙을 따를 것을 강요할 수 있고, 학생 그룹은 권위적인 집단이 존재하는 것을 안다면 압제를 피하기 위해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선제 공격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가족으로 구성된 팀은 자신들의 경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국방세를 거두어 전문적인 군대를 조직하여 양 쪽 집단을 공격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같은 배에서 난파된 사람들끼리도 서로의 가치 우선에 따라서 원시적 외교 게임과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하나의 가치-지향점에 매몰되어있는 정치경제학풍을 비판하고 안보-부-정의-자유를 어떻게 조합하고 또 이 과정에서 권력과 시장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에 따라 다양한 산출물이 나올 수 있음을 주장한다. 한 개의 요소만이 가장 중요하다고 확신할 수 없으므로 마음을 열고 현실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그 결과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고 (현재와는) 다른 시각에서 국제정치학을 볼 필요가 있음을 입증하는 책이다.

저자는 안보-생산-금융-지식이라는 국제관계의 구조적 변화 요소의 조합에 중점을 두었다. 구조적 변화가 국가-시장-(비국가, 국제기국) 간의 세력의 변화와 국제사회에서의 패권의 획득과 유지를 결정하였다는 것이다.(역자 주석)

처음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정리가 안된다는 느낌이었다. 저자가 다양한 요소들을 통하여 국가와 시장을 분석하다보니, 하나의 주의/주장 내지는 관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곰곰히 생각해 보면, 결국 저자는 결국 국제정치경제의 다양한 구조적 변화 요소들을 레고 블럭처럼 조합하여 "스스로 고르거나 제멋대로 하는 것(-그럼으로써 국제정치경제학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새롭게 볼 수 있는 것이다.)"을 주장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의 주된 관점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국제정치경제학에 대한 저자의 주장인 것이다.

2009년 6월 9일

블로그 이사

사이버 망명의 시대이다.
진중권도 옮겼고, 많은 네티즌들도 혹시와 만약을 연발하며 해외사이트로 망명하고 있다. 뭐 "망명"이라는 느낌보다는 "추방(Deport)"된 느낌이 강하다. 정부의 무식하고 멍청한 탄압에 의해서 반 강제적으로 옮긴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이트중에서 구글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보다 먼저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한 나라의 것을 써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이다. 물론 이 결심을 굳히게 한 것은 영어라는 장벽이 블로깅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일단은 blog spot을 체험하며 느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