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는 보수를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진보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시민을 설득하지만, 보수는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으로 시민을 선동하기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지 레이코프는 진보의 이러한 논리적 우월감을 확실하게 박살내버린다. 프레임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은 공염불이고 유권자는 결코 이성적으로 투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입증한다.
조지 레이코프는 진보(민주당, 자유주의자)들이 "Tax Relief(세금구제)"와 같은 보수주의자(공화당, 기독교 우파)들의 단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등 프레임 싸움에서 졌기 때문에 유권자의 외면을 받았다고 말한다.(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감세는 세금구제가 아니라 세금도독질(Tax Stealing)이라 불러야 마땅하다. 부유층이 내야 할 세금을 안 내는 것은 중산층 이하 시민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이는 바로 도독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단어 (낙태, 동성결혼, 의료보험, 세금감면 등)을 다시 정의하고 진보만의 프레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진보가 아무리 사실에 기반하여 이성적으로 설득한다고 하더라도 명백한 사실조차 거부하게 만드는 프레임의 힘앞에서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조지 레이코프의 주장은 간결하다. "프레임을 재구성해라, 그리고 자신이 믿는 가치를 반복해서 말하라" 이 단순한 명제는 우파의 "잃어버린 10년", "진보무능론" 등의 주장 앞에 맥없이 무너지는 한국의 진보에게 추구해야 할 길을 제시한다. 진보는 국민과 언론탓을 그만하고 분열된 진보진영을 커다란 핵심 가치로 재결합시키고 돈과 자원을 모아서 정책 R&D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진보의 핵심 가치-형평성, 평등, 윤리성 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조지 레이코프의 명제가 진보도 보수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의식을 조작하여 사실을 외면하게 만들고 주입된 프레임에 맞게 행동하게 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또 지나치게 프레임(언어)에만 방점을 찍어 모든 것이(사실조차!) 프레임 앞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레이코프의 주장은 지난 10년 동안의 실패에 대하여 언어인지학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처럼 (이 말을 듣는 순간 코끼리를 생각하게 되는) 인간의 언어 사용 특성을 감안한다면 그의 명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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