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하는 힘(강상중, 사계절)
대학원 시절 많은 것을 배웠던 선생님께서 자신의 스승은 막스 베버라고 연구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베버의 저작을 뒤적이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 적이 있다. 그 뒤로 시간이 나면 천천히 베버의 저작을 탐독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의 저자도 베버를 자신의 지표로 삼고 있었다.(참고로, 시간은 만들어야만 책을 읽을 수가 있다.)
강상중은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로 차별을 겪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다. 그 역시 흔들리던 청춘 시절 막스 베버와 나쓰메 소세키를 만나며 그 들의 삶과 저작에서 "고민하는" 것이 바로 "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고민"을 즐기며 인생을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으로 부터 도피를 꿈꾸는 것에 비하여 그는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하고 발전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사람들과 깊게 관계맺으려 하지 않고 정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인생에 별 다른 고민 없이 삶을 미끄러지듯이 사는 것은 의미가 없는 삶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조언대로 내 삶을 돌이켜보면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시기는 연애에 푹빠져있던 시기와 사회 첫 발을 내딛던 시기이다. 매 순간 사랑의 불확실성에 흔들렸고, 사회 초년병 시기에는 탈출과 적응을 사이를 수없이 왕복했다. 하지만, 어느정도 삶에 대한 열정이 탈색된 지금, 그 시기를 돌이켜 보면, 이상하게도 불행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당시에 더 많이 고민해서 연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했어야 하고 사회 생활을 업그레이드 했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든다. 어느 정도 유들 유들해져서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 사는 지금에는 고민한다는 것이 엄청난 집중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고민하는 것 조차 쉽지가 않다. 고민한다는 것이 끝까지 한가지를 물고 밀어붙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잠시 생각하다가 불안에 빠져서 술을 찾는 것이 나의 고민 패턴이다. 요즘 나는 사는 것보다 생각하는 것이 더 어렵다. 나도 저자처럼 베버와 소세키를 읽으며 다시 그로기 상태인 나를 링 저편으로 밀어보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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