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27일

Nordwand(2008)






무척이나 더운 주말이었다. 매번 무더운 여름이면 생각나는 책이 존 크라카구어의 "희박한 공기 속으로(into the thin air)이다. 오래전 대학시절, 한 여름 도서관에서 등줄기에 식은 땀을 흘리면서 주인공의 초모랑마(에베레스트) 하산길의 사투를 뚝딱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영하 40~50라는 추위를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동안은 머리속은 서늘하게 얼어갔었다.



오늘, 에어콘을 틀까 말까 고민하는 와중에 "Nordwand(북벽, 북쪽 사면)"라는 독일 영화를 봤다. 1930년대 알프스의 아이거 북벽(nordwand, 영어로는 north face)을 통해 정상에 도전하는 산악인들의 악전고투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연신 땀을 흘리면서도 심장은 얼음을 안은 것 마냥 차갑고 머리속은 서늘하기만 하였다.


알파니즘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알파니즘이라는 단어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산까지 도달하고 부상당한 산악인을 만나면 정상에 오를 수 있음에도 포기하고 마지막으로는 동료를 위해서 자신의 자일을 끊어버리는 담담함.
산을 안 탄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자 긴 한숨과 함께 아주 좋은 피서를 다녀와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한참동안 남아있었다.

2009년 6월 23일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 시인이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던 시작방법론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안시인의 해박한 지식과 적절한 예"詩"로 인하여 글쓰기 특히 시작과 관련하여 큰 도움이 된다.

간단하게 목차만 소개한다면,

1. 한 줄을 쓰기 전에 백 줄을 읽어라(술/연애/시집-소리로 세상 일기)
2. 재능을 믿지 말고 자신의 열정을 믿어라(타고난 시인은 없다/몰입의 기술)
3. 시마와 동숙할 준비를 하라(똥하고 친해져야 한다)
4. 익숙하고 편안 것들과는 결별하라(상투성의 구물/세계와의 불화/동심론)
5. '무엇'을 쓰려고 하지 마라(본 것/가까운 것/작은 것/하찮은 것/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6. 지독히 짝사랑하는 시인을 구하라(필사의 즐거움/사랑하면 길이 보인다)
7. 부처와 예수와 부모와 아내를 죽여라(시가 서있어야 할 자리/시인이 서 있어야 할 자리/사랑의 표현)
8. 빈둥거리고 어슬렁거리고 게을러져라(발효와 숙성/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시간)
9. 감정을 쏟아 붇지 말고 감정을 묘사하라(함축인가/비유인가/고백-감상-현학/묘사의 힘)
10. 제발 삼겹살 좀 뒤집어라(묘사는 관찰로부터/대상과의 거리두기)
11. 체험을 재구성해라(시적 허구/화자의 뒤에 숨은 시인)
12. 관념적인 한자어를 척결하라(일상어와 시어/진부한 말이 진부한 생각을 만든다)
13. 형용사를 멀리 하고 동사를 가까이 하라(한심한 언어/동사의 역동성과 종결어미 변화)
14. 제목은 시쓰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음식점 간판과 음식의 맛/암시하되 언뜻 비치게)
15. 행과 연을 매우 특별하게 모셔라(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문장의 빛깔과 무늬/행갈이의 힘)
16. 창조를 위해 모방하는 법부터 익혀라(통변의 기술/모방할 줄 모르는 바보)
17. 시 한 편에 이야기 하나를 앉혀라(서정과 서서의 결합/시에 숨어 있는 기승전결)
18.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진정성이냐 기술이냐/온몬의 시학)
19. 단순하고 엉뚱한 상상력으로 놀아라(비유의 덧칠/소를 들어올린 꽃)
20. 없는 것을 발명하지 말고 있는 것을 발견하라(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들/현상의 이면을 보는 눈)
21. 퇴고를 끊임없이 즐거라(참담한 기쁨을 느낄 때까지)
22. 시를 쓰지 말고 시적인 것을 써라(새로운 언어, 인식, 감동/시애틀 추장의 연설/시의 네 가지 높은 경지)
23. 개념적인 언어를 해체하라(상상력을 풀무질하는 시인/시적 상상력과 창의성)
24. 경이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라(시인으로서의 고뇌/몇 가지 시작법)
25. 시를 완성했거든 시로부터 떠나라(시를 간섭하지 않는 시인/침묵도 말이다)

인데, 시작 뿐만이 아니라 글을 쓸 때, 또는 사직을 찍을 때와 같이 영감과 예술성을 필요로 하는 모든 작업에서 되새길만한 글들이다.

2009년 6월 15일

관용어의 형성에 관하여...

우리 어무니께서는 사람을 외모로 많이 판단하신다. 많이 판단하신다는 말은 즉, 외모보고 한 마디 하신다는 말이다.(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다만 말을 않을 뿐이지...)

"저 사람은 손을 보니, 고집이 셀 것 같다." 거나, "눈매가 날까롭고 입 주위가 좁은 것이 가깝게 둘 사람이 아니다." 라는 등 뭐 그냥 들으나 마나 대충 주어를 들으면 그 다음 서술어를 알 수 있는 말들인 것이다.

요즘 살아가다가 가끔 뒤통수 맞거나 내 실수를 보지 못하고 남 탓을 해야 할 때, 어무니의 격언이 떠오른다.

"그래, 그 놈은 역시 오래 둘 놈이 아니었어..."

자신을 돌아보고 허물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은 관용어를 통해서 위안 내지는 구원(?)을 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일단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원인을 분석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요론 관용어는 다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속에서 다시 힘을 얻고 생명력을 얻게 된다.

"내가 말이지,,,,손톱이 둥그런 사람이란 일을 해본 적이 있는데....그 사람이 그렇더라고..."

요즘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말을 하게 되는 나를 보며 섬듯 놀라게 된다.

소시적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남탓을 하며 말이다..

2009년 6월 10일

국가와 시장


국가와 시장(수잔 스트레인지, 푸른길)



이 책은 매우 우화적으로 시작한다.


폭풍우가 몰아지는 밤에 강풍에 휘말린 배가 난파된다. 승객과 승무원들은 혼란속에서 각각 구명정에 올라 탈출하게 된다.

첫 번째 구명정은 선장과 선원들이 많이 승선하였고, 두 번째 구명정에는 수학 여행을 온 한 무리의 젊은 학생들이 많이 승선하였다. 마지막 구명정에는 엄마, 아이, 장년, 나이든 가족들이 많이 승선하였다.

다행히도 이 세척의 구명적은 가까운 섬까지 도달할 수 있었으나, 강풍으로 인하여 광대한 섬의 각각의 다른 곳에 뿔뿔이 헤어져서 구조를 기다리게 된다. 선장과 선원으로 구성된 무리는 처음의 혼란스러움을 선장의 지시와 이에 대한 구성원의 복종으로 극복한다. 각자의 건강상태와 재능에 따라서 음식 모으기, 거주기 만들기, 방책 세우기 등을 수행하였다.

젊은 학생들의 무리는 긴 토론의 통해서 각자의 능력을 인정하는 공동체, 공동 의사 결정 구조를 만들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그럭 저럭 굴러갔으나, 누가 더 가치 있는 일을 했으며 힘들고 더러운 일은 누가 해야 하는가로 마찰이 생기곤 했다.

마지막 가족으로 구성된 팀은 아이와 노인이 많은 팀으로 이들은 구명정의 못을 통해서 서비스와 노동을 거래하였다. 다 같이 5개 가량의 못을 분배하고 그 것으로 아이를 돌보는 노인에게 대가로 지급하고, 그 노인은 그 못을 음식으로 바꾸고 또 다른 서비스로 교환하는 것이다.


이 세 집단이 섬에 다른 사회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안보를 중시하는 집단은 다른 팀에 사절을 보내서 자신들의 규칙을 따를 것을 강요할 수 있고, 학생 그룹은 권위적인 집단이 존재하는 것을 안다면 압제를 피하기 위해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선제 공격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가족으로 구성된 팀은 자신들의 경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국방세를 거두어 전문적인 군대를 조직하여 양 쪽 집단을 공격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같은 배에서 난파된 사람들끼리도 서로의 가치 우선에 따라서 원시적 외교 게임과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하나의 가치-지향점에 매몰되어있는 정치경제학풍을 비판하고 안보-부-정의-자유를 어떻게 조합하고 또 이 과정에서 권력과 시장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에 따라 다양한 산출물이 나올 수 있음을 주장한다. 한 개의 요소만이 가장 중요하다고 확신할 수 없으므로 마음을 열고 현실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그 결과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고 (현재와는) 다른 시각에서 국제정치학을 볼 필요가 있음을 입증하는 책이다.

저자는 안보-생산-금융-지식이라는 국제관계의 구조적 변화 요소의 조합에 중점을 두었다. 구조적 변화가 국가-시장-(비국가, 국제기국) 간의 세력의 변화와 국제사회에서의 패권의 획득과 유지를 결정하였다는 것이다.(역자 주석)

처음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정리가 안된다는 느낌이었다. 저자가 다양한 요소들을 통하여 국가와 시장을 분석하다보니, 하나의 주의/주장 내지는 관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곰곰히 생각해 보면, 결국 저자는 결국 국제정치경제의 다양한 구조적 변화 요소들을 레고 블럭처럼 조합하여 "스스로 고르거나 제멋대로 하는 것(-그럼으로써 국제정치경제학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새롭게 볼 수 있는 것이다.)"을 주장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의 주된 관점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국제정치경제학에 대한 저자의 주장인 것이다.

2009년 6월 9일

블로그 이사

사이버 망명의 시대이다.
진중권도 옮겼고, 많은 네티즌들도 혹시와 만약을 연발하며 해외사이트로 망명하고 있다. 뭐 "망명"이라는 느낌보다는 "추방(Deport)"된 느낌이 강하다. 정부의 무식하고 멍청한 탄압에 의해서 반 강제적으로 옮긴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이트중에서 구글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보다 먼저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한 나라의 것을 써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이다. 물론 이 결심을 굳히게 한 것은 영어라는 장벽이 블로깅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일단은 blog spot을 체험하며 느껴볼 생각이다.